디자인 소프트웨어에서 폰트를 늘리거나 줄이거나 기울이는 기능은 편리해 보이지만, 원래 디자인을 망가뜨립니다. 예를 들어 이탤릭체는 단순히 기울인 글자가 아니라, 글자 구조 자체가 새롭게 디자인된 독립적인 스타일입니다. 볼드체도 마찬가지죠. 임의로 변형하면 글자가 왜곡되고, 결국 미적 균형과 가독성이 무너집니다.
TIP 1: 폰트 패밀리에 포함된 스타일을 직접 사용하세요. 임의로 변형하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소문자 자간(letter-spacing)을 함부로 조정하지 말 것
자간은 글자 사이의 호흡을 조율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소문자의 자간을 좁히면 글자가 서로 달라붙어 답답해지고, 지나치게 벌리면 단어의 응집력이 깨집니다. 대부분의 경우 기본 자간이 이미 최적화된 상태이니 그대로 두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TIP 2: 공간이 부족하다면 자간을 억지로 줄이지 말고, 더 컴팩트한 폰트를 쓰거나 글자 크기를 줄이세요.
전체 대문자 사용 시 자간을 넓힐 것
대문자만으로 제목을 쓰면 기본 자간이 너무 좁아 답답해 보입니다. 기본 자간은 대·소문자가 섞였을 때 기준으로 설계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럴 땐 자간을 살짝 넓혀주면 훨씬 우아하고 읽기 편해집니다. 스몰캡도 같은 원칙이 적용됩니다.
TIP 3: 대문자만 사용할 때는 반드시 자간을 넓혀주세요.
커닝(kerning)을 올바르게 설정할 것
좋은 폰트는 수천 가지 글자 조합에 맞춘 커닝 값을 내장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디자인 소프트웨어에서는 반드시 커닝을 켜고, Metrics 모드로 설정해야 폰트 디자이너가 의도한 균형을 그대로 살릴 수 있습니다. Optical 모드는 소프트웨어가 임의로 계산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결과를 보장하지 못합니다.
TIP 4: 특정 글자 조합의 간격을 확인하고, 항상 Kerning - Metrics 모드를 사용하세요.
타이포그래피의 힘은 눈에 잘 띄지 않는 0.1mm 차이에 있습니다. 이런 세심한 균형은 폰트 디자이너들이 수많은 시간을 들여 다듬은 결과입니다. 완성된 폰트 패밀리를 사용한다는 것은 다양한 굵기와 스타일, 최적화된 커닝, 상황에 맞는 조합까지 함께 제공받는다는 의미입니다. 결국 이것이 타이포그래피의 품질을 지켜주고, 작업의 완성도를 높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